
“연 3% 예금이 돌아왔다”는 반가움과 저축은행 광고판의 “연 6.5%”가 같은 달에 나란히 걸립니다. 여기에 증권사가 채권을 예금처럼 환산해 보여주는 ‘은행환산수익률’까지 끼면, 어느 쪽이 진짜 더 남는지는 오히려 더 흐려집니다. 문제는 이 숫자들이 서로 다른 자로 잰 값이라는 데 있습니다. 만기가 다르고, 세금이 다르게 붙고, 원금 보장 여부까지 다릅니다. 이 글은 여러 매체가 다룬 금리 비교 이슈를 종합해, 광고 이율을 ‘통장에 실제로 찍히는 세후 금액’으로 바꿔 세우는 다섯 가지 확인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특정 상품 추천이 아니라, 같은 %라도 왜 실수령이 갈리는지를 직접 계산해 판단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입니다.
‘연 3%’와 ‘연 6.5%’가 같은 달에 공존하는 이유
두 숫자의 격차 대부분은 금리 경쟁력이 아니라 상품 구조에서 나옵니다. 시중은행 3%대는 대개 12개월 만기, 우대조건 없는 기본 정기예금입니다. 반면 저축은행 6%대는 (1) 매달 소액을 붓는 적금이거나 (2) 첫 거래·급여이체·마케팅 동의·카드 실적 같은 우대조건을 전부 채워야 나오는 ‘최고금리’인 경우가 흔합니다. 조건을 3~4개 동시에 충족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소수라, 대부분의 가입자가 받는 값은 기본금리에 가깝습니다.
적금과 예금을 같은 줄에 놓으면 착시는 더 커집니다. 매달 10만 원씩 붓는 연 6% 1년 적금을 생각해 보죠. 첫 달 낸 돈은 12개월치 이자를 받지만, 마지막 달 낸 돈은 한 달치 이자만 받습니다. 실제 세전 이자는 10만 원 × (0.06÷12) × (12+11+…+1=78) ≈ 3만 9천 원입니다. 총 납입액 120만 원 대비 유효수익률로 따지면 약 3.25%, 표면 6%의 절반 남짓입니다. ‘연 6%’라는 라벨과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처음부터 다른 이야기라는 점을 먼저 분리해야 합니다.
표면 이율이 아니라 ‘세후 연 실수령’으로 환산하기
비교의 출발점은 모든 상품을 세후 연 실수령이라는 하나의 자로 바꾸는 것입니다. 일반 예·적금 이자에는 15.4%(이자소득세 14%+지방소득세 1.4%)가 원천징수됩니다. 곱셈 하나면 순서가 뒤집히기도 합니다. 표면 5%는 세후 약 4.23%, 3%는 세후 약 2.54%, 6.5%는 세후 약 5.5%입니다. 광고 %끼리가 아니라 이 세후 값끼리 비교해야 실제 서열이 보입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만기와 이자 방식(단리·복리, 만기일시·월지급)을 같게 맞춥니다. 12개월 단리 예금과 24개월 복리 상품을 %만으로 비교하면 왜곡됩니다. 둘째, 우대금리를 걷어낸 ‘누구나 받는 기본금리’를 봅니다. 여기서 6.5%가 4%대로 내려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예금자보호 한도입니다. 예금자보호 한도가 1인당 금융회사별 1억 원으로 상향되면서 한 곳에 넣을 수 있는 보호 범위는 넓어졌으나, 시행 시점과 ‘원금+이자 합산’ 기준은 가입 전 최신 공시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저축은행은 금리가 높은 대신 재무 건전성도 함께 봐야 하는데, BIS 자기자본비율(규제 최저 8%, 통상 두 자릿수면 양호)과 고정이하여신비율(대략 8% 이하가 안정권)을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서 조회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파킹통장과 정기예금, 목적이 다르면 판단 기준도 다르다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가 자주 화제가 되지만, 이건 정기예금과 경쟁하는 상품이 아니라 역할이 다른 자리입니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넣어도 이자가 붙고 언제든 빼는 수시입출금식이라, ‘언제 쓸지 몰라 묶을 수 없는 대기자금’을 위한 곳입니다. 대신 고금리는 대체로 예치 한도 안에서만 적용됩니다. 예컨대 최초 3천만~5천만 원까지 연 3%대를 주고, 그 초과분은 연 0.1~1%대 기본금리로 뚝 떨어지는 구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기준은 오직 하나, ‘이 돈을 언제 쓰는가’입니다. 6개월~1년간 확실히 손댈 일이 없는 자금이면 만기 있는 정기예금이 대체로 유리하고, 곧 쓸 수도 있는 비상금·투자 대기자금이면 금리가 조금 낮아도 파킹통장이 맞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최고금리 문구만 보고 목돈 전부를 파킹통장에 넣는 것입니다. 우대 한도 5천만 원인 통장에 1억을 넣으면 나머지 5천만 원은 표시 금리를 못 받습니다. 이럴 땐 계좌를 나누거나 한도 초과분을 정기예금으로 돌리는 편이 세후 실수령을 확실히 높입니다.
채권 ‘은행환산수익률’을 예금과 같은 줄에 세우기 어려운 이유
증권사가 채권을 팔 때 쓰는 ‘은행환산수익률’은 채권 수익을 예금 이자처럼 보이게 바꾼 값인데, 여기엔 세제 착시가 숨어 있습니다. 채권 수익은 표면이자(쿠폰)와 매매·상환 차익으로 나뉘고 세금 취급이 다릅니다. 이자에는 15.4%가 붙지만, 개인이 얻는 채권 매매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닌 경우가 있어, 쿠폰이 낮고 할인 폭이 큰 채권일수록 세후 수익률이 예금보다 높게 계산됩니다. 은행환산수익률은 바로 이 차이를 반영해 숫자를 유리하게 보이도록 만들 여지가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차이는 위험입니다. 채권은 만기 전에 팔면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려 원금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떨어지므로, 중도 매도 시점의 손익은 가입 때 표시된 %와 무관해집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표시 수익률이 세전인지 세후인지, 만기 보유를 전제로 한 값인지, 그리고 가격 변동을 감내할 수 있는 성격의 자금인지입니다. 같은 5%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의 5%와, 만기 전엔 가격이 흔들리는 채권의 5%는 성격이 전혀 다른 숫자입니다.
예금 금리만 보지 말고 ‘예대금리차’로 은행 성향을 읽기
예금 금리표만 보면 ‘어디가 이자를 많이 주나’만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예금과 대출 금리를 같이 놓으면 그 은행의 가격 정책이 드러납니다. 예금 이자는 박하게 주고 대출 이자는 두껍게 받는 곳일수록 예대금리차가 크고, 소비자에겐 불리한 신호입니다. 실제 비교에서 특정 은행이 예금·대출 양쪽 모두에서 가장 불리하게 나타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 지표는 개별 상품 선택보다 은행 전반의 성향을 읽는 참고 자료로 씁니다.
실무적으로는 발품이 필요 없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에서 예·적금 금리와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지점 창구나 광고판의 한 숫자에 기대지 말고, 공시 데이터로 최소 3~4곳을 세후 실수령 기준으로 줄 세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리하면 좋은 선택은 ‘가장 높은 %’가 아니라, 세금·우대조건·보호한도라는 세 관문을 모두 통과한 뒤에도 내 자금 성격에 맞는 실수령을 주는 상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연 6.5% 저축은행 상품과 연 3% 은행 예금, 어느 쪽이 실제로 더 이득인가요?
먼저 상품 종류부터 봐야 합니다. 6.5%가 적금이면 매달 나눠 넣어 실제 이자는 같은 금리 예금의 절반 수준이고(월 10만 원 연 6% 1년 적금의 세전 이자는 약 3만 9천 원, 유효수익률 3%대), 우대조건을 다 채워야 하는 최고금리인 경우도 많습니다. 조건 없는 기본금리를 세후로 바꿔(6.5%→약 5.5%, 3%→약 2.54%) 같은 만기로 비교하고, 저축은행이면 예금자보호 한도와 BIS·고정이하여신비율까지 확인하세요.
예금 이자 세금은 얼마나 떼고, 세후로 어떻게 계산하나요?
일반 예·적금 이자에는 15.4%(이자소득세 14%+지방소득세 1.4%)가 원천징수됩니다. 표면 이율에 0.846을 곱하면 세후 근사치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5%×0.846≈4.23%, 6.5%×0.846≈5.5%입니다. 비과세·세금우대 상품이나 채권 매매차익처럼 과세 방식이 다른 경우도 있어, 상품마다 세후 실수령으로 환산해 비교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파킹통장에 목돈을 전부 넣어도 되나요?
권장되지 않습니다. 파킹통장 고금리는 대개 예치 한도(예: 3천만~5천만 원) 안에서만 적용되고, 초과분은 연 0.1~1%대 기본금리로 낮아집니다. 우대 한도 5천만 원 통장에 1억을 넣으면 절반은 표시 금리를 못 받습니다. 곧 쓸 대기자금은 파킹통장, 당분간 쓸 일 없는 자금은 정기예금으로 나누는 편이 세후 실수령을 높입니다.
채권 은행환산수익률이 예금보다 높으면 채권이 더 좋은 건가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은행환산수익률은 채권 이자와 매매차익의 세제 차이를 반영해 예금보다 유리하게 보이도록 계산될 수 있고, 만기 전 매도 시 금리 변동으로 가격이 흔들려 원금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예금은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므로, 세전·세후 여부와 만기 보유 전제, 손실 감내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은행별 금리를 광고 없이 객관적으로 비교할 방법이 있나요?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에서 예·적금 금리와 예대금리차를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저축은행 건전성은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서 확인됩니다. 광고 문구 대신 공시 데이터로 최소 3~4곳을 세후 실수령 기준으로 비교하고, 우대조건 없는 기본금리와 예금자보호 한도를 함께 보세요.